회사를 그만둔지 어언 3개월차, 시간 참 잘 간다.
첫째달에는 쉬면서 어깨 통증으로 병원 열심히 다니고
둘째달에는 쌍꺼풀 수술 하고 피부관리 하면서 매일 방을 굴러다니고
셋째달에는 이제 다시 무언가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책상에 앉아보았다.
이와중에 중간에 면접도 한번 다녀왔었고, 아직도 가끔은 구직사이트를 하염없이 들여다 볼 때도 있다.
내가 다시 직장에 가기에는 나름 큰 허들이 있다.
내년이면 또몽이가 만7세,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초등학교 1학년인 자식이 있는 엄마를 받아줄 직장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면접 본 회사에서도 아이 이야기가 나왔고 7세라고 하니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는걸 느꼈다...ㅎㅎ)
회사와 육아를 동시에 하는게 얼마나 버거운일인지 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는 나는 답 없는 고민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남들이 열심히 다니고 있는 직장의 소개페이지를 구경하고 있노라면 괜히 내가 작고 초라해지는 기분이다.
나는 도태된 것인걸까? 라는 생각에 잠식이 될때도 있다.
그럴수록 OTT 사이트에 빠져 현실을 잊어 보고자 하지만
드라마의 엔딩을 확인하며 내 인생의 엔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또 어떤 날은 사주팔자 분석앱을 보며 위안을 삼아보기도 한다.
50대 이후로 큰돈 들어온다니까 십 몇년간 참아보자라며 잠시 행복해기도 하고,
또 또 어떤날은 열심히 하지도 못했으면서 애드센스를 보며 헛된 희망을 걸어보기도 한다.
조금 더 열심히 살기 위해 나는 이 우울한 기분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친다.
지금도 나쁘지 않다고 애써 나를 위로 하기도 하고,
나를 붙잡는 이 기분을 털어내고자 미친듯이 청소를 해보기도 하고,
나 혼자 먹는 점심이지만 예쁜 밥상을 차려서 먹어보기도 한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한다는 것
그게 내가 선택한 조금 더 열심히 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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