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을 못한다.
특히 난 내가 가진 곱슬머리를 사랑하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머리를 펼 수 있을까 고민하며 아침마다 고데기를 부여잡았던 시간들이었다.
중 고딩때는 밥먹는 시간보다 머리 펴는 시간이 더 소중했던 것 같다.
진짜 미친듯이 폈던 것 같다...ㅋㅋㅋ
공부를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짐이 많아도, 여행을 가도 항상 고데기는 늘 나와 함께였다 : )
고데기를 안가져왔거나 도저히 머리를 펼 상황이 아닐때는 그냥 머리를 안감는 선택을 하기로 했다.
고데기, 정말 나의 소중한 단짝친구였다.
이 친구 곱슬머리에 정답같지만
매일 같이 열을 가한 머리를 계속 상하고
고데기를 잘 못다루어 팔뚝, 이마, 손목할 것 없이 데이고.
어느날은 세상 예쁘게 펴지지만어느날은 날 세상 못난이로 만들기도 했다.
특히, 열과 성을 다해도 금새 못난이가 되버리는 여름은 곱슬머리가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다.
피부와 두피에서 흐르는 땀 때문에 머리가 풀어지고
장마철 습기 초절정인 날엔 집에서 머리 빠짝 펴고 외출하는 그 순간 다시 꼬불거리게 된다...
그렇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를 몸소 체험하는 순간이였다.
나에게 펴진 머리는 어떤 의미일까?
회사에 갈때는 적당히 편 머리
중요한 발표가 있는 날에는 빡세게 편 머리
데이트하는 날에는 뽕을 잘 넣은 예쁘게 편 머리
핀다고 예뻐지진 않았던 것 같은데 뭔가 사회적으로 원하는 것 같달까.
회사를 그만둔 지금,
나는 고데기 사용도 쉬고 있다. 누가 내가 곱슬거리는 머리를 보고 단정하지 못하다고 욕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또 곱슬머리 관리를 시작한 지금, 열에 의해 손상을 많이 받은 겉머리 보호 차 고데기를 깊숙한 곳에 넣어 두었다.
요즘은 머리를 잘 감고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곱슬머리 관리용 제품을 쓱쓱 바르고 자연바람에 머리를 말리면
푸들마냥 꼬불거리면 붕붕 뜨지만 자유로워보인다 일부는 힙해보이기도?
그리고 진짜 내가 보이는 느낌이다.
나의 관리의 자유를 찾아준 제품들은 무엇인지 다음 포스팅에 써보고자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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